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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와 커머셜 커피, 등급 기준의 차이

스페셜티 커피와 커머셜 커피, 등급 기준의 차이
스페셜티 커피와 커머셜 커피, 등급 기준의 차이

스페셜티 커피와 커머셜 커피, 등급 기준의 차이

카페 원두 봉투에 “스페셜티"라고 적혀 있으면 왠지 더 좋은 커피 같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뭐가 스페셜티고 뭐가 아닌지, 그 선을 설명해달라고 하면 의외로 답이 막힙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비싼 원두 = 스페셜티"쯤으로 생각했어요. 알고 보니 이건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나름의 채점 기준이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점수로 나뉜다는 게 핵심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점수"에 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는 훈련받은 감별사가 향, 산미, 단맛, 바디, 뒷맛 같은 항목을 정해진 방식으로 평가해서 100점 만점으로 채점합니다. 이 커핑(cupping) 점수가 일정 기준을 넘어야 스페셜티로 분류됩니다. 흔히 80점을 경계선으로 이야기하죠.

반대로 커머셜 커피는 이런 관능 평가를 통과했다기보다는, 대량으로 유통되는 일반 상업용 원두를 뜻합니다. 우리가 마트나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흔히 만나는 커피가 대체로 여기에 들어갑니다. 나쁜 커피라는 뜻이 절대 아니에요. 다만 “한 잔 한 잔의 개성"보다는 “언제 어디서 마셔도 균일한 맛"에 무게를 둔 커피라고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결점두, 몇 개까지 허용되느냐

점수만큼 중요한 게 결점두(defect)입니다. 커피 생두 중에는 벌레 먹은 콩, 덜 익은 콩, 곰팡이가 슨 콩, 깨진 콩 같은 게 섞여 있습니다. 스페셜티는 이 결점두 허용치가 아주 빡빡합니다. 정해진 샘플 무게 안에서 심각한 결점두는 하나도 없어야 하고, 가벼운 결점두도 극소수로 제한됩니다.

커머셜 등급으로 갈수록 이 허용치가 넓어집니다. 결점두가 몇 개 섞여도 등급 안에 들어오는 식이죠. 그래서 저가 원두를 볶기 전에 생두를 살펴보면, 색이 고르지 않고 크기가 제각각인 콩이 꽤 보입니다. 이게 로스팅할 때 균일하게 익지 않는 원인이 되고, 결국 잡미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스페셜티가 “한 알 한 알 검수한 제철 과일 선물세트"라면, 커머셜은 “적당히 골라 담은 대용량 과일 박스"입니다. 둘 다 과일이지만, 고르게 잘 익은 정도가 다릅니다.

이력을 얼마나 아느냐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차이가 “추적 가능성"입니다. 스페셜티 원두는 어느 나라, 어느 지역, 어느 농장, 어떤 품종, 어떤 가공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가 비교적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봉투에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워시드"처럼 산지와 가공방식이 적혀 있는 게 그런 이유입니다.

커머셜 커피는 여러 산지의 원두를 대량으로 섞는 경우가 많아 이력이 뭉뚱그려집니다. “브라질·콜롬비아 블렌드” 정도로만 표기되기도 하죠.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대량 공급을 하려면 이런 방식이 유리하니까요.

등급이 높다고 무조건 정답은 아닙니다

여기서 오해 하나를 풀고 싶습니다. 스페셜티가 커머셜보다 “무조건 맛있다"는 건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스페셜티는 개성이 뚜렷한 대신 산미가 강하거나 낯선 향이 도드라져서, 진하고 묵직한 커피를 좋아하는 분에겐 오히려 안 맞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잘 만든 커머셜 블렌드는 우유와 섞어 마시기 좋고, 매일 마셔도 부담 없는 균형감을 줍니다.

집에서 핸드드립으로 원두 본연의 향을 즐기고 싶다면 스페셜티가 유리하고, 아침마다 큰 컵으로 편하게 마시는 게 목적이라면 균일한 커머셜이 더 실용적일 수 있습니다. 등급은 우열이 아니라 성격 차이에 가깝습니다.

참고로 커피 생두나 원두는 식품이라 국내 유통 시 위생·표시 기준을 따릅니다. 원산지나 유통기한 표기 관련 기준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봉투 라벨을 읽는 습관을 들이면 등급 표시도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옵니다.

정리하며

스페셜티와 커머셜을 가르는 건 결국 세 가지입니다. 감별 점수, 결점두 허용치, 그리고 이력의 투명함. 이 기준을 알고 나면 원두 봉투의 문구가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스페셜티"라는 단어에 휘둘리기보다, 그 원두가 내 입맛과 마시는 방식에 맞는지를 먼저 따져보는 게 홈카페의 즐거움을 오래 이어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쓰며 참고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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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drien Olichon on Unsplash

이 주제가 처음이라면 원두, 산지에서 잔까지 맛이 이어지는 길에서 전체 글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저작권자의 CC BY 4.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