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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프레스 인버티드 방식, 뒤집는 이유가 있습니다

에어로프레스 인버티드 방식, 뒤집는 이유가 있습니다
에어로프레스 인버티드 방식, 뒤집는 이유가 있습니다

에어로프레스 인버티드 방식, 뒤집는 이유가 있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좀 별나 보였습니다. 커피 기구를 왜 굳이 거꾸로 세워서 쓰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반년 넘게 아침마다 쓰다 보니, 이 ‘뒤집기’가 괜한 유난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오늘은 에어로프레스 인버티드(inverted, 역방향) 방식을 실제로 써본 이야기를 그대로 풀어보려 합니다.

저가 도구로 몇 번 실패하고 여기까지 온 이유

에어로프레스로 오기 전에, 저는 이름 없는 저가 추출 도구를 두어 개 거쳐 왔습니다. 하나는 부품이 헐거워서 물이 새고, 하나는 필터 자리가 어긋나 매번 찌꺼기가 컵으로 넘어왔어요. 싸게 시작하려다 오히려 커피 맛에 집중을 못 하고 도구 탓만 하던 시기였죠.

그때 얻은 교훈은 단순했습니다. 추출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도구를 고르자. 물과 원두가 만나는 시간을 내 손으로 조절할 수 있느냐, 그게 저한테는 핵심 기준이 됐고, 그 기준으로 고른 게 에어로프레스였습니다.

인버티드, 왜 뒤집어서 쓰나

기본(정방향) 방식은 필터가 아래로 향하게 세워 컵 위에 올려놓고 물을 붓습니다. 편하긴 한데, 물을 붓는 순간부터 아래로 조금씩 커피가 새어 나갑니다. 원두가 물에 충분히 잠겨 우러나기 전에 추출이 시작돼버리는 거죠.

인버티드는 이 순서를 뒤집습니다. 기구를 거꾸로 세워 물과 원두를 안에 가둬두고, 원하는 시간만큼 푹 담가 우린 다음, 마지막에 컵을 덮고 다시 뒤집어 눌러 짜냅니다. 핵심은 우리는 시간을 내가 정한다는 점입니다. 침지식(담가 우리는 방식)에 가깝게 통제할 수 있어서, 같은 원두라도 훨씬 진하고 균형 잡힌 맛을 뽑기 쉽습니다.

말하자면 티백을 컵에 살짝 담갔다 빼는 것과, 원하는 시간만큼 우린 뒤 꺼내는 것의 차이입니다. 후자가 맛을 더 내 뜻대로 만들 수 있죠.

몇 달 써보니 좋았던 점

가장 크게 체감한 건 맛의 일관성입니다. 정방향으로 쓸 때는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 진하기가 들쭉날쭉했는데, 인버티드로 바꾸고 나서는 “1분 30초 우리고 30초 눌러 짜기” 같은 나만의 공식이 자리를 잡으니 매일 비슷한 맛이 나왔습니다. 아침에 실패 없이 한 잔이 나온다는 게 생각보다 큰 만족이더군요.

두 번째는 응용 폭입니다. 우리는 시간을 늘리면 진한 농축 커피에 가깝게, 물을 넉넉히 부어 짧게 우리면 부드러운 스타일로. 원두 상태나 그날 기분에 맞춰 조절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엔 진하게 뽑아 얼음물에 부어 마시는 방식으로 자주 씁니다.

세 번째는 청소입니다. 다 마시고 나면 필터와 함께 커피 덩어리(퍽)가 한 번에 툭 빠지는데, 이게 은근히 개운합니다.

아쉬운 점도 분명 있습니다

가장 큰 단점은 뒤집는 그 순간의 위험입니다. 물과 원두가 가득 든 상태로 컵 위에서 통째로 뒤집어야 하는데, 손이 미끄럽거나 결합이 헐거우면 뜨거운 액체가 흘러넘칠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 몇 번은 조마조마했고, 실제로 조금 흘린 적도 있어요. 뜨거운 물을 다루는 만큼 무리한 각도로 급하게 뒤집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화상 예방 같은 생활 안전 정보는 한국소비자원 자료도 참고할 만합니다.

또 하나, 정방향보다 손이 한 단계 더 갑니다. 아침에 정신없을 때는 이 뒤집는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편하게 한 잔 뽑고 싶은 날엔 솔직히 그냥 정방향으로 쓰기도 합니다.

지금도 쓰는지, 누구에게 권할지

반년이 지난 지금도 주중 아침의 기본 도구는 에어로프레스 인버티드입니다. 손이 조금 더 가는 대신 맛을 내 뜻대로 잡을 수 있다는 점이, 저한테는 그 수고를 충분히 상쇄합니다.

추천 대상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매일 비슷한 맛을 안정적으로 내고 싶은 분, 추출 시간을 직접 조절하며 커피를 이해해보고 싶은 분에게는 인버티드 방식이 잘 맞습니다. 반대로 버튼 하나로 끝나는 최대한 간편한 방식을 원하거나, 뜨거운 물을 뒤집는 동작 자체가 부담스러운 분이라면 정방향부터 익숙해진 뒤에 천천히 넘어오시길 권합니다.

거꾸로 세우는 그 한 동작에는 생각보다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번거로움 하나를 감수하는 대신, 커피 맛의 주도권을 내 손으로 가져오는 방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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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hoiru Abda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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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저작권자의 CC BY 4.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