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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전자저울, 1년 넘게 써보고 남긴 솔직한 후기

커피 전자저울, 1년 넘게 써보고 남긴 솔직한 후기
커피 전자저울, 1년 넘게 써보고 남긴 솔직한 후기

사실은 주방저울부터 실패했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커피 저울을 따로 살 생각이 없었어요. 집에 있던 일반 주방저울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문제가 있었습니다. 주방·조리용 계측기기 정보는 한국소비자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소 단위가 1g이라 원두 15g을 재려는데 14g과 15g 사이에서 뭉텅뭉텅 뛰고, 물을 부으면 반응이 느려서 이미 320g을 훌쩍 넘긴 뒤에야 숫자가 따라왔어요. 몇 번 그러다 보니 “아, 이건 도구를 잘못 골랐구나” 싶더라고요.

그 실패에서 배운 건 명확했습니다. 커피는 0.1g 단위빠른 반응 속도, 이 두 가지가 핵심이라는 것. 그래서 이번엔 커피 추출용으로 나온 전자저울, 그러니까 타이머가 같이 달린 제품군을 골라서 다시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그 저울을 1년 넘게 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왜 커피 전용 저울을 골랐나

핸드드립을 하다 보면 재야 할 게 두 가지입니다. 원두 무게와 물 무게. 그리고 여기에 하나 더, 시간이 붙어요. 뜸을 몇 초 들였고 총 추출이 몇 분에 끝났는지.

일반 저울은 무게만 재줍니다. 그래서 따로 휴대폰 타이머를 켜야 했는데, 물 부으랴 스톱워치 누르랴 손이 모자랐어요. 커피용 저울은 이 무게와 시간을 한 화면에서 같이 보여준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0.1g 단위 표시와 빠른 반응은 기본이고요.

처음 써본 느낌

박스를 열고 처음 든 생각은 “생각보다 작네"였습니다. 드리퍼와 서버를 올려도 넉넉한 크기고, 표면이 매끈해서 원두 가루가 떨어져도 슥 닦이더라고요.

가장 좋았던 첫인상은 반응 속도였습니다. 물을 부으면 숫자가 거의 실시간으로 따라와요. 주방저울 쓸 때 겪던, 이미 다 부었는데 뒤늦게 숫자가 올라가는 답답함이 사라졌습니다. 타이머도 물을 붓기 시작하면 자동으로 도는 기능이 있어서, 뜸 25초·총 2분 30초 같은 걸 굳이 안 외워도 눈으로 확인이 됐어요. 이거 써보고 아침 커피 내리는 흐름이 확 정리됐습니다.

몇 달 지나고 알게 된 것들

한두 달은 누구나 좋다고 하죠. 진짜는 반년, 1년입니다.

좋았던 점부터요. 무엇보다 커피가 안정됐습니다. 예전엔 “오늘 왜 이렇게 밍밍하지” 하는 날이 잦았는데, 원두와 물을 매번 같은 무게로 맞추니 편차가 확 줄었어요. 맛이 이상해도 “비율은 그대로니까 분쇄도 문제겠구나” 하고 원인을 좁힐 수 있게 된 게 컸습니다. 저울 하나가 이런 판단의 기준선을 만들어준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어요.

배터리도 오래 갔습니다. 저는 하루 한두 잔 정도인데, 1년 넘게 쓰면서 배터리를 딱 한 번 갈았습니다. 자동 꺼짐 기능 덕인 것 같아요.

이제 아쉬운 점입니다. 딱 하나 확실히 걸리는 게 있어요. 방수가 약합니다. 드립을 하다 보면 물이 튀거나 서버를 내려놓다 저울 위로 살짝 흐르는 일이 생기는데요. 그럴 때마다 바로 닦지 않으면 은근히 신경 쓰입니다. 버튼 틈으로 물이 스며들까 봐요. 실제로 한 번은 물기를 오래 방치했다가 버튼 반응이 잠깐 둔해진 적이 있었습니다. 마른 수건으로 닦고 하루 말리니 돌아오긴 했는데, 그 뒤로는 드립 끝나면 바로 닦는 습관이 생겼어요. 커피용이라면서 물에 이렇게 약한 건 조금 의외였습니다.

한 가지 더, 자동 타이머가 가끔 원두 붓는 걸 물로 착각하고 미리 돌기도 합니다. 큰 불편은 아니지만 완벽하진 않아요. 이럴 땐 그냥 수동으로 리셋하고 씁니다.

지금도 쓰고 있나요

네, 지금도 매일 씁니다. 이 여름 장마철엔 특히요. 습도가 높으면 원두가 눅눅해지기 쉬운데, 무게를 정확히 재두면 그날그날 컨디션에 맞춰 물양을 미세하게 조정하기가 편하거든요. 아침에 드리퍼 올리고, 원두 올리고, 물 부으면서 시간 확인하는 이 흐름이 이제는 손에 완전히 붙었습니다.

방수 문제만 빼면 불만이 거의 없어요. 그 단점도 “닦는 습관"으로 덮이는 수준이라, 다시 사도 비슷한 커피용 저울을 살 것 같습니다.

이런 분께 권합니다

  • 커피 맛이 매일 들쭉날쭉해서 “어제 그 맛"을 다시 못 내리는 분
  • 핸드드립을 하면서 무게와 시간을 따로 재느라 손이 바쁜 분
  • 원두를 눈대중으로 넣다가 이제 좀 정확하게 관리해보고 싶은 분

반대로, 이미 오래 커피를 내려서 감으로도 편차 없이 잡는 분이라면 굳이 필수는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저처럼 “왜 매번 맛이 다르지"로 고민하던 분이라면, 저울 하나로 그 고민의 절반은 정리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살 때 한 가지만 확인하세요. 0.1g 단위인지, 그리고 방수나 물 튐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는 제품군인지. 이 두 가지만 챙겨도 저처럼 애먼 실패를 한 번 덜 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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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Bert Ferranco on Unsplash

이 주제가 처음이라면 홈카페 셋업, 순서를 잡으면 돈도 시간도 아낍니다에서 전체 글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저작권자의 CC BY 4.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