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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드립할 때 물맛이 쓰게 나올 때 확인해야 할 것들

핸드드립할 때 물맛이 쓰게 나올 때 확인해야 할 것들
핸드드립할 때 물맛이 쓰게 나올 때 확인해야 할 것들

핸드드립할 때 물맛이 쓰게 나올 때 확인해야 할 것들

분명 좋은 원두인데, 왜 이렇게 쓸까요

주말 아침에 마음먹고 핸드드립을 내렸는데 한 모금 넘기자마자 혀 안쪽이 뻐근하게 쓴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실 거예요. 저도 그랬어요. 원두 탓인가 싶어서 봉지를 다시 확인해봤는데 로스팅도 멀쩡하고 유통기한도 넉넉했거든요.

문제는 원두가 아니라 ‘어떻게 내렸느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커피의 쓴맛은 거의 언제나 과추출(over-extraction) 신호예요. 물이 원두 가루 안에 있는 성분을 필요 이상으로 뽑아냈다는 뜻이죠. 다행히 과추출은 원인이 몇 가지로 정해져 있어서, 순서대로 짚어보면 대부분 잡힙니다.

특히 요즘처럼 습하고 더운 장마철엔 원두가 눅눅해지면서 추출이 미묘하게 틀어지기도 해요. 그런 변수까지 포함해서 하나씩 볼게요.

원인 1. 분쇄도가 너무 곱습니다

가장 흔한 범인이에요. 가루가 고울수록 물과 닿는 표면적이 넓어지고, 물이 가루 사이를 천천히 통과하면서 성분을 과하게 뽑아냅니다. 쓴맛, 텁텁함, 목 넘김 뒤에 남는 떫은 느낌이 있다면 십중팔구 분쇄가 너무 곱습니다.

해결: 분쇄도를 한두 단계 굵게 조정해보세요. 핸드드립 기준으로는 흔히 ‘굵은 설탕’ 정도 입자를 이야기합니다. 한 번에 크게 바꾸지 말고 조금씩 굵게 하면서 물 빠지는 속도를 관찰하세요. 물이 너무 빨리 쭉 빠지면 그때는 반대로 조금 곱게 돌리면 됩니다.

원인 2. 물 온도가 너무 높습니다

끓자마자 부은 100도 물, 생각보다 쓴맛을 많이 끌어올립니다. 특히 강배전(다크 로스트) 원두는 이미 성분이 잘 녹아 나오는 상태라 뜨거운 물에 더 예민해요.

해결: 끓인 물을 30초에서 1분 정도 식혀서 쓰세요. 일반적으로 88~93도 구간을 많이 권합니다. 온도계가 없다면 끓인 뒤 다른 서버로 한 번 옮겨 붓기만 해도 몇 도는 떨어집니다. 강배전 원두일수록 살짝 더 낮은 쪽으로 맞춰보세요.

원인 3. 추출 시간이 너무 깁니다

물이 원두와 오래 접촉할수록 쓴 성분이 계속 녹아 나옵니다. 드리퍼 안에 물이 고여서 좀처럼 안 빠지고 있다면, 그 시간 내내 과추출이 진행되는 거예요.

해결: 20g 안팎 원두 기준으로 전체 추출을 2분 30초~3분 안쪽에서 마치는 걸 목표로 해보세요. 물이 안 빠지는 원인은 대개 원인 1(너무 고운 분쇄)과 겹칩니다. 분쇄를 굵게 하면 시간도 자연스럽게 짧아져요. 뜸 들이는 시간(첫 물 붓고 기다리는 시간)도 30초를 넘기지 않는 게 좋습니다.

원인 4. 물을 한 곳에만 세게 붓고 있습니다

가운데만 콸콸 부으면 그 부분만 깊게 파이면서 과추출되고, 가장자리 가루는 제대로 안 적셔집니다. 맛이 쓰면서도 밍밍한 이상한 조합이 나와요.

해결: 물줄기를 가늘게 유지하면서 가운데에서 바깥으로 원을 그리듯 천천히 부으세요. 벽면(필터 가장자리)에는 직접 붓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이 부분은 드립포트 물줄기 이야기와 직접 연결되니, 물줄기 조절이 잘 안 된다면 따로 한 번 더 짚어볼 만해요.

원인 5. 원두 상태와 보관 (장마철 특히 주의)

의외로 원두 자체 컨디션이 원인일 때가 있어요. 로스팅한 지 너무 오래됐거나, 습기를 먹은 원두는 분쇄와 추출이 평소처럼 안 나옵니다. 여름철 고습도 환경에선 개봉한 원두가 하루가 다르게 눅눅해지기도 해요.

해결: 밀폐 용기에 담아 직사광선과 습기를 피해 보관하고, 개봉 후에는 2~3주 안에 소진하는 걸 권합니다. 냉장고 문쪽처럼 온도 변화가 잦은 곳은 오히려 결로가 생겨서 피하는 게 좋아요.

그래도 계속 쓰다면

여기까지 다 맞췄는데도 쓴맛이 남는다면, 변수를 하나만 남기고 고정한 뒤 그 하나씩만 바꿔보세요. 예를 들어 물온도·시간·붓는 방식은 그대로 두고 분쇄도만 한 클릭씩 굵게 하면서 세 잔을 비교하는 식이에요. 두 개 이상을 동시에 바꾸면 뭐가 효과였는지 알 수가 없거든요.

그래도 안 되면 원두 자체가 강하게 볶인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럴 땐 애초에 성분이 잘 녹는 원두라, 앞의 값들을 전반적으로 ‘약하게’(굵게, 낮은 온도, 짧게) 가져가면 한결 부드러워집니다. 매번 완벽할 필요는 없어요. 한 잔씩 기록해두면 어느새 내 손에 맞는 값이 잡힙니다.

사진: Ryan Hidajat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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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저작권자의 CC BY 4.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